변산반도 여름휴가
이번 여름에는 휴가로 좀 다른 장소로 방문하고 싶었던 차에 변산이라는 장소를 알게 되었다. 변산은 잼버리로 유명해진 전라북도 군산의 새만금과 인접한 장소다. 군산 출신의 친구에게 물어봤는데, 군산 시민들이 주로 휴가철로 자주 방문하는 곳이라고 한다. 바다가 잔잔하고 아름답고, 주위에 볼 것도 생각보다 많아 많이 방문한다고 한다.
고속도로로 가는 길에 들른 잼버리가 한눈에 보이는 쉼터가 있었다. 내가 방문할 당시 8월 중순으로 거의 여름이 끝나가던 시기인데 매우 더웠고 도저히 저기선 캠핑을 할 수 없는 장소였는데, 뉴스로 볼 땐 몰랐는데 직접 가보니 더욱 안타까움이 컸다.
허영만이 들린 전망좋은집
식객 저자인 허영만 작가님께서 맛기행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방문했다는 모향전망좋은집에 방문하였다. 백합죽과 바지락 칼국수가 맛있다고 하여 소문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기도 하다. 식당 자체는 매우 작고 깔끔한 성격의 식당은 아니다. 전형적인 오래되고 할머니께서 운영하지는 작은 식당이다. 이런 장소를 좋아하는 사람은 찾아가서 먹을만하지만 깔끔하고 깨끗한 장소에서 음식을 먹고 싶다면 그렇게 추천할 순 없다. 우리는 깨끗한 장소에 그렇게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아무런 거부감 없이 이 식당에 방문하여 백합탕과 백합죽을 시켜 먹었다. 이 장소에서 백합탕을 시켜 먹은 사람은 많지 않았고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백합죽과 칼국수를 먹었다. 우리는 백합탕에 사리를 추가해 먹었기 때문에 칼국수는 주문하지 않았다. 정말 진하고 맛있는 백합탕이었다. 간은 강한 편으로 약간 짠 느낌이었으나 백합 특유의 감칠맛이 매우 강해 한번 떠먹으면 소주가 생각나는 맛이었다. 정말 맛있는 백합탕을 먹고 싶다면 정말 강추한다. 이 식당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김치도 매우 맛있었다. 부모님께서 직접 해주신 그런 김치의 맛이었다. 식당에서 직접 김치도 구매할 수 있으니 참고
슬지 제빵소
맛있는 아침 식사를 마친 후에 우리는 슬지 제빵소에서 커피와 빵을 즐기기로 했다. 다행히 그날은 월요일이었기에 제빵소에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지 않았다. 다행히 우리가 원하는 빵과 커피를 별로 줄을 서지 않고 주문할 수 있었다. 일마레 제빵소는 소금빵이 매우 유명하다. 그 제빵소 앞에는 큰 염전이 있다. 그 장소는 염전으로 유명한 장소였다고 하고, 그 지역 특산물을 살려 소금빵을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변산은 오디가 매우 유명하다고 하며, 거의 모든 장소에서 오디즙과 오디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심지어 가로수도 모두 뽕나무를 심었다. 이 제빵소에도 역시 오디주스가 있었고, 매우 맛있었다. 가격은 좀 비싼 편이나 다른 제빵소랑 비교했을 때 평균 정도이다. 빵도 여러 종류가 있고, 이 빵들은 다 찐 빵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호빵 같은 찐빵은 아니었다. 빵을 쪄서 만들어서 매우 부드러웠고, 퍽퍽하지 않았다. 부드럽고 거의 모든 빵을 아무런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었다. 다만 소금빵은 역시 짭짤해서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대부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귀리 식빵이 매우 맛있었다.
내소사 방문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불교 사찰에 방문하는 것에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다. 변산까지 가서 사찰을 방문하기에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 내소사 방문을 적극 추천한다. 내가 갔을 때 내소사의 입장료는 무료였으나 주차비는 받았다. 내소사는 쭉 펼쳐진 전나무 산책로를 걷다 보면 나온다. 내소사는 백제시대 7세기에 처음 만들어졌다고 한다. 지금까지 봤던 새로 만들어지고 칠해진 불교랑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보존이 잘 된 사찰은 거의 처음 본다. 나무로 만들어진 문에 색도 복원하지 않아 우리나라의 과거를 들여다보는 듯했다.
이 장소를 둘러보고 있으면 옛날 우리나라에서의 건축양식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유럽에 있을 때, 우리나라에 많지 않은 옛날 건물들을 잘 복원하고 있어서 우리나라도 옛날 건물을 보고 싶었는데 이 장소가 바로 내가 찾던 곳이었다. 나는 정말 이 내소사에 방문하는 것이 좋았고 변산반도의 여행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변산반도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내소사는 꼭 여행 계획에 포함하시길 강력 추천한다.
채석장과 해수욕장
사실 우리나라 바다는 정말 아름다운 장소가 많다. 예를 들어, 제주도, 강릉, 부산, 거제도 등을 손꼽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해를 아름다운 바다에 포함시키진 않는다. 서해는 갯벌이 많아 물의 색이 검고 부유물이 많기 때문이다. 나도 인천에서 10년 넘게 살아오면서 서해바다를 절대 아름답다고 말하진 않곤 했었다. 하지만, 변산반도의 바닷가에서 완전 그 생각이 바뀌었다. 변산반도의 해수욕장은 뻘이 아니라서 바닷물의 색이 검지 않았고, 오히려 가슴정도 오는 물에서 발이 보일 정도로 맑았다. 파도도 높지 않아 매우 안전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이 있다면 해수욕 시간대가 너무 짧고 너무 엄격하게 통제한다는 점이다. 여행을 다녀보면, 관광지로 유명한 장소에서 바닷가에 들어가는 것에 어떠한 제한을 두는 것을 보기 쉽지 않다. (태국이나 필리핀/유럽 등의 관광지에서 바닷가 들어가는 시간은 통제하는 것을 거의 본 적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강한 햇빛이 싫기 때문에 바닷가에 주로 해질 무렵에 방문하는 것을 좋아한다. 4~5시 정도에 방문하여 해가 질 때까지 노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 해수욕장은 매우 엄격하게 6시 이후에는 바닷가에 들어가는 것을 매우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었다. 앞서서 말했듯 바다에 파도도 없고 안전한 바다이기 때문에 그렇게 엄격한 통제가 적절한지 의문이 든다.
우리나라가 더 관광 산업을 육성하고 외국인 여행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이 점이 약간의 방해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좀 더 바닷가에서 놀고 싶었는데, 더 놀지는 못했고 이 점이 너무너무 아쉬웠다.
해변가를 나와 3분 정도 걸으면 채석강이 나온다. 층층이 올라가 있는 암석은 매우 아름다웠다. 이 채석강을 천천히 산책하며 둘러봤는데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나는 이 변산반도 여행이 너무 좋았고, 좀 더 유명해져도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는 장소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마무리로 횟집에 들려 회를 사 먹었다. 정말 완벽한 여름휴가였고 정말 좋은 여행이었다. 만약 변산반도로 휴가를 생각하고 있다면 정말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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